제1당 당수·의원으로 정치 계속 참여…”후임자로 외무장관 추천”
(제네바=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 부패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오스트리아 총리가 9일(현지시간) 결국 사임 계획을 발표했다고 AP, AFP 등 외신이 보도했다.
제바스티안 쿠르츠(35) 총리는 이날 밤 기자 회견을 열고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과 싸우는 동안 오스트리아가 몇 달간의 혼돈과 교착 상태에 빠지는 것을 그냥 두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는 “혼돈을 막을 공간을 만들고 싶다. 우리는 안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후임자로 알렉산더 샬렌베르크 외무장관을 추천할 것이며, 자신은 제1당인 국민당의 당수 및 국회의원으로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쿠르츠 총리의 이 같은 발표는 검찰의 수사가 시작된 이후 현 연립 정부 파트너인 녹색당과 야당이 국민당에 총리 교체를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녹색당 출신인 베르너 코글러 부총리는 전날 쿠르츠 총리를 대신할 흠결 없는 인물을 후임자로 지명해달라며 “그래야 우리는 크고 중요한 많은 공동의 프로젝트와 개혁을 실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코글러 부총리는 뒤이어 오는 12일 하원에서 쿠르츠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할 계획을 밝힌 야당들과 협의를 시작했다.
다만 녹색당이 샬렌베르크 장관을 후임 총리로 받아들일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앞서 경제·부패 사건 검찰은 지난 6일 쿠르츠 총리에 대해 뇌물 수수 및 배임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총리실을 포함해 재무부, 국민당 사무실 등을 압수 수색했다.
쿠르츠 총리가 받는 의혹은 그가 외무장관이던 2016년부터 극우 자유당과 연립 정부를 구성하며 총리가 된 이후인 2018년 사이 자신에게 호의적인 보도를 위해 한 신문사에 광고비 명목으로 재무부 자금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쿠르츠 총리는 지난 2017년 자유당과 연정을 구성, 만 31세 나이로 세계 최연소 정치 지도자가 되며 주목받았다.
하지만 2019년 5월 자유당 대표였던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전 부총리의 ‘부패 동영상’ 스캔들이 터지면서 연정이 붕괴했다.
당시 조기 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던 그는 이듬해 녹색당과 손을 잡으며 다시 한번 총리 자리에 올랐지만, 이번 부패 의혹에 따른 퇴진 압력에 결국 직을 내려놓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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