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원이 지난 12월 5일, 기념 콘서트 시리즈의 마지막 공연인 ‘기념 콘서트 시리즈 4: 특별한 밤(Außerordentlicher Abend)’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2024년 공연사업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번 공연은 아놀드 쇤베르크 탄생 150주년과 아놀드 브루크너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며 쇤베르크의 음악적 유산과 그의 혁신적 정신을 조명하는 무대로 구성되었다.
올해 한국문화원은 총 4회의 기획 공연을 통해 음악사의 거장들을 기리며 한국과 국제적 음악가들의 교류를 촉진했다. 이번 마지막 공연은 특히 쇤베르크의 예술적 비전과 동료 음악가들과의 관계를 바탕으로 그의 작품을 현대적 시각에서 재해석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쇤베르크가 설립한 “사적 음악 연주 협회(Verein für musikalische Privataufführungen)”는 현대 음악의 이해를 널리 알리고 새로운 세대의 예술가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비전으로 출발했으며, 이번 공연은 그의 이러한 정신을 계승하고자 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아놀드 쇤베르크의 대표작인 <Pierrot lunaire, Op. 21>,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Kaiser-Walzer, Op. 437> 실내악 버전, 그리고 구스타프 말러의 <Lieder eines fahrenden Gesellen> 편곡 버전이 연주되었다.
쇤베르크의 <Pierrot lunaire, Op. 21>는 20세기 초 현대 음악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독특한 낭송 기법인 ‘슈프레히게장(Sprechgesang)’을 통해 음성과 말의 경계를 허무는 혁신적인 시도를 보여준다. 21개의 소곡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몽환적이고 표현주의적인 분위기로, 쇤베르크가 음악사에 남긴 획기적인 발자취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Kaiser-Walzer, Op. 437>는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전통적인 왈츠를 실내악 형식으로 재편곡한 곡으로, 쇤베르크가 자신의 방식으로 클래식 음악과 현대적인 색채를 결합한 독창적인 시도가 돋보인다. 왈츠의 친숙한 선율 속에서도 실내악 특유의 세밀하고 정제된 음악적 표현이 인상적이다.
구스타프 말러의 <Lieder eines fahrenden Gesellen>한국문화원, 2024 기념 콘서트 시리즈 성황리에 마무리는 쇤베르크가 편곡한 실내악 버전으로 선보였다. 말러의 초기 대표작 중 하나인 이 곡은 떠돌이 방랑자의 감정을 서정적으로 담아내며, 슬픔과 아름다움이 교차하는 독특한 감정을 전달한다. 이 작품을 실내악 편곡으로 연주하면서 원곡의 심오한 감정을 새로운 방식으로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앙상블은 지휘자 장주영 플로리안(Jooyoung Florian Chang)의 탁월한 지휘 아래 연주되었으며, 소프라노 타베아 미터바우어(Tabea Mitterbauer)와 바리톤 안민수(Minsoo Ahn)가 각 작품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두 보컬리스트는 각 곡의 서정성과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이번 기념 공연은 오스트리아에서 유학 중인 한국의 젊은 음악가들과의 협력으로 더욱 주목받았다. 특히, mdw(비엔나 국립음대)에서 음악학을 전공 중인 김하은 씨가 프로그램 기획에 참여하며, 젊은 세대가 음악 거장들의 유산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협력은 단순한 공연 이상의 의미를 담으며, 음악적 교류와 발전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다.
2024년 한국문화원의 기념 콘서트 시리즈는 아놀드 쇤베르크와 아놀드 브루크너 같은 거장들의 유산을 현대적으로 재조명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이 시리즈는 단순히 과거를 기리는 데 그치지 않고, 젊은 세대와의 협력을 통해 미래를 위한 새로운 음악적 다리를 놓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번 공연을 끝으로 2024년의 모든 공연사업을 마친 한국문화원은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 교류를 통해 한국과 오스트리아를 연결하며 음악과 예술의 가치를 확산시킬 계획이다.
글: 주현우 편집장 / 사진 및 자료제공: 주오스트리아 한국문화원